ESSA INTERVIEW

A home inspired by the colors of Tongyeong

Made of Sea and Slow Days

( 쑤파클링 레모네이드 임수민 대표의 집 )

바다와 산이 맞닿고, 골목 끝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통영. 쑤파클링 레모네이드 임수민 대표는 이 도시를 걷고 바라보며 발견한 색과 장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한다. 반려견 수리와 함께 걷는 산책길에서 새로운 색을 발견하고, 집에 돌아와 그림을 그리며 그날의 영감을 다시 꺼내본다.
서울을 떠나 통영에 정착한 뒤 그의 삶은 도시의 속도보다 계절과 파도의 리듬에 가까워졌다. 좋아하는 것에 솔직한 취향으로 채운 집,
그리고 하루의 긴장이 풀리는 소파 위의 시간까지. 통영에서 자신만의 일상을 만들어가는 임수민 대표의 집을 찾았다.

좋아하는 것에 솔직한 집

A home true to what I love.

임수민 대표에게 집을 꾸미는 일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과정과 닮아 있다. 유행하는 브랜드나 누군가의 기준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의 눈에 아름다운가 하는 것.
강렬한 색으로 가득한 레몬샵과 달리 집에서는 남편과 반려견 수리의 취향까지 함께 담아 조금 더 차분한 분위기를 선택했다.
서로 다른 취향이 한 공간에 머물면서도 곳곳에는 그녀 다운 색과 물건들이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낸다.

Q. 서울을 떠나 통영에 살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수민 저도 제가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살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요. 남편이 세일러라 직업적으로 바다 가까이에 살아야 했고, 자연스럽게 어디에서 살면 좋을지 고민하게 됐죠. 통영은 저희가 연애할 때 정말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도시였어요. 특히 통영의 오래된 문화와 분위기를 좋아해서 저희가 생각하기에 가장 ‘통영다운’ 곳을 찾다 보니 지금의 집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Q. 집과 운영하고 있는 레몬 샵의 분위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수민 수민 집은 사실 제 평소 취향보다 조금 얌전하고 차분하게 꾸민 공간이에요. 저 혼자 사는 곳이 아니라 남편과 수리도 함께 살아야 하니까 셋의 취향을 생각했죠.
침실이나 부엌처럼 제 취향대로 컬러를 넣은 공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차분한 톤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반대로 레몬샵은 정말 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에요. 밖에서부터 안까지 파란색으로 덮여 있고 컬러도 마음껏 사용한 알록달록한 공간이죠.

Q. 공간을 꾸밀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있나요?

수민 ‘이게 진짜 내가 보기에 예쁜가, 아닌가.’ 그것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요즘 이 브랜드가 유행하니까’, ‘비싼 브랜드니까’라는 생각으로 물건을 고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제 취향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공간은 결국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내가 봤을 때 정말 좋은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자신만의 취향은 어떻게 찾아왔나요?

수민 집을 꾸민다는 건 결국 자기 자신을 계속 탐구하는 일 같아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물건에 둘러싸여 있을 때 행복한지를 알아가는 거죠. 평소에는 의외로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잘 하지 않잖아요. 저도 첫 자취를 시작했을 때는 어떤 침대를 사고 어떤 소파를 골라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여러 번 이사하고 다양한 공간을 직접 꾸며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제가 좋아하는 것과 저만의 방식이 생긴 것 같아요.

통영의 색으로 채우는 하루

Inspired by the colors of the coast.

INSPIRED BY
THE COLORS
OF THE COAST

통영은 임수민 대표에게 삶의 터전인 동시에 끝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건네는 도시다. 바다의 빛과 골목의 색, 보도블록에 새겨진 돌고래까지.
누군가는 평범하게 지나칠 법한 풍경이 그녀의 눈을 거치면 새로운 작업의 단서가 된다.
반려견 수리와 함께 매일 도시를 걷고, 그날 발견한 장면을 그림으로 옮긴다. 여행지에 온 듯한 통영의 일상은
쑤파클링 레모네이드의 유쾌한 세계를 만드는 가장 가까운 영감이기도 하다.

Q. 통영이라는 도시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수민 통영은 예전부터 다양한 예술가들을 탄생시킨 도시거든요. 그래서인지 일상에서도 정말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어요. 보도블록에도 돌고래가 그려져 있고, 햇빛도 정말 예쁜 색으로 쏟아져요. 바다 특유의 향 덕분에 밖에 나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요. 평범한 하루인데도 계속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런 일상이 통영에서 사는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Q. 새로운 아이디어나 영감은 주로 언제 찾아오나요?

수민 반려견 수리와 하루에 거의 세 시간 넘게 산책을 하는데 매일 같은 곳을 걷고 싶어 하지 않아서 통영 곳곳을 정말 다양하게 돌아다니게 돼요. 오늘은 바다로 가고 내일은 산으로 가는 식이죠. 그렇게 걷다 보면 ‘내일은 저걸 한번 그려볼까?’, ‘오늘은 저 색이 예쁘네’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요. 일부러 영감을 찾으려고 하기보다 수리와 함께 걷는 일상 속에서 계속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는 것 같아요.

Q. 집에서도 그림을 자주 그리나요?

수민 네. 저는 쉴 때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별로 쉬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쉬는 편이에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집 곳곳에 아크릴 물감이 놓여 있거든요. 오늘은 여기에서 그리고, 내일은 또 다른 자리에서 그려요. 통영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그림으로 옮기는 게 저만의 리추얼이 된 것 같아요. 그러다가 몸이 너무 뻐근한 날에는 요가를 하기도 하고요. 저에게는 그런 시간이 모두 휴식이에요.

Q.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에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수민 예전에는 무조건 매력적이고 독특한 공간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색도 특이하고 모양도 독특한 가구들을 많이 골랐고요. 그런데 여러 공간을 직접 꾸며보면서 결국 편안함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는 편하면서도 세련되고,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을 고르게 되더라고요. 어떤 공간에 들어갔을 때 ‘아, 딱 저기 눕고 싶다’, ‘저기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가구가 하나쯤 있는 것. 저는 그게 공간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장 편안한 무장해제의 시간

A place to let the day go.

요즘 임수민 대표는 새로운 숙소 ‘운하 여관’을 준비하며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긴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반려견 수리와 인사를 나눈 뒤 함께 소파에 눕는다. 무언가를 더 해내지 않아도 되는 잠깐의 시간. 침대에 눕기 전 하루의 속도를 낮춰주는 소파는
그녀에게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한편으론 간절한 휴식의 자리다.

A PLACE
TO LET
THE DAY GO

Q. 요즘 일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수민 ‘운하 여관’이라는 숙소를 준비하고 있어서 거의 3개월 내내 정말 바쁘게 일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집에 돌아와 소파에 그냥 누워버리는 시간이 가장 소중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히 무장해제되는 시간이요.

Q.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나요?

수민 문을 열자마자 수리와 인사하고 뽀뽀부터 해요. 그리고 바로 이 소파에 같이 누워서 간식 타임을 가져요. 수리를 간식으로 유인해서 제 배 위에 올라오게 한 다음
저를 포옹하게 하고요. 그렇게 같이 누워 있다가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게 집에 돌아온 뒤의 루틴이에요.

Q. 집에 놓을 소파를 고를 때는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나요?

수민 집 전체는 조금 차분하게 꾸미고 싶었기 때문에 남편도 좋아하고 수리와도 잘 어울리는 블랙 컬러의 이클립스 소파를 선택했어요. 수리가 가죽의 촉감을 좋아하는 것도 선택에 영향을 줬죠. 특히 수리 털 때문에 청소기를 자주 돌려야 하는데 소파 하부가 바닥에서 떠 있는 디자인이라 청소하기 편한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반면 침실과 서재는 제 취향을 조금 더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 컬러를 넣고 싶었어요. 저 역시 가죽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쿠보는 형태 자체가 매력적이면서 가죽 컬러 선택지가 다양해서 제 취향대로 공간에 색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Q. 소파라는 가구는 수민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수민 밖에 나갔다 집에 돌아오면 아무리 즐겁게 놀고 온 날이라도 조금은 피곤하잖아요. 그렇다고 외출복을 입은 채 바로 침대에 눕기에는 너무 작정하고 쉬는 느낌이고요. 그 사이에서 소파가 ‘중간의 쉼’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완전히 하루를 끝내지는 않아도 잠깐 몸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 너무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저에게는 정말 친구 같은 가구예요.

Photographed by
Jandee Kim

Videographed by
Hyokwon Nam

Profile

임수민(@sooeatsyourstreetforbreakfast)

통영을 기반으로 다양한 굿즈를 선보이는 브랜드 쑤파클링 레모네이드를 운영하고 있다. 바다와 골목, 빛과 색처럼 통영의 일상에서 발견한 장면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기록하고 새로운 작업으로 풀어낸다. 현재는 새로운 숙소 ‘운하 여관’을 준비하며 남편과 반려견 수리와 함께 바다 가까이에서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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